설립 5년차 580개소 15MW 실적으로 점유율 50% 상회
연내 20MW 달성 목전…특화 브랜드 ‘비페인트’로 효율↑
연 최대 300MW급, 10만장 생산하는 국내 최대 생산라인
하자율 ‘0’ 유지 통해 기술·품질·대응 신뢰성 확보
분산에너지 활성화, 제로에너지빌딩이라는 불가역적인 흐름 앞에 건물일체형태양광(BIPV)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BIPV는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태양광으로, 건물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심미적 요소로도 활용된다. 특히, 건물별로 분산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서울지역에선 여러 분산자원 중 BIPV의 잠재력이 가장 높게 평가받고 있다.
에스지에너지는 이제 막 태동을 시작한 국내 BIPV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자체 컬러유리 제작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생산능력을 갖추면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이희성 에스지에너지 제조생산본부장(이사)을 만나 생산설비와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 그동안 에스지에너지가 축적한 실적을 소개한다면.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580개소, 총 15MW의 발전소에 BIPV를 공급·시공했다. 국내에 총 17개 BIPV 기업이 있는데, 아직 기업당 실적이 500kW~1MW 수준에 머물면서 에스지에너지가 50% 이상을 점유한 셈이다. 회사 설립 후 5년이 지났으니 연평균 3MW를 공급했고, 지난해엔 5MW를 넘어섰다. 실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발주처에서 보기에 해당 기업의 레퍼런스와 신뢰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첫 공급 이후 5년 동안 단 한 번의 AS 이슈가 없었다. 이러한 강점을 유지해 올해 중으로 20MW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 어떤 경쟁력을 통해 우수한 실적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건물별 개성을 살리는 디자인을 BIPV의 특징이라고 볼 때, 컬러 BIPV를 어떻게 구현했는지가 차별점이었다고 본다. 에스지에너지는 국내 모듈 제조사 중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특수 유리를 생산 및 공급할 수 있고, 이를 타사에 제공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상태다. BIPV에서 높은 출력은 큰 무기다. 보통 컬러 BIPV는 색깔별로 출력 편차가 있기 때문이다. 색깔에 따라 태양광이 유리를 투과해 전지에 도달하게 되는 파장이 서로 다르다. 이렇게 편차가 발생한 각각의 모듈을 한데 연결하면 전체 출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BIPV의 광전변환효율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에스지에너지는 다양한 색과 디자인을 구현하면서도, 해당 색을 구성하는 ‘도트(점)’ 디자인 패턴을 특화해 높은 출력을 유지하는 브랜드 ‘비페인트’를 강점으로 삼았다. 나노 세라믹 안료를 적용해 모듈 표면에 도트 패턴을 인쇄해 각 색을 구현했고, 타 제품과 달리 무반사 기술을 적용해 빛공해도 최소화했다. 현재 해당 솔루션에 대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했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BIPV 모델에 대해서도 KS 인증(KS C 8577)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특화 브랜드 비페인트에 대해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한다면.
“대리석 느낌의 블랙 패턴과 화이트패턴, 단색 패턴 등 무궁무진한 색 표현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각 기업과 건물별 CI를 기입하는 식으로 다채롭게 진화하고 있다. 전력생산에 더해 심미성과 홍보효과까지 거머쥔 셈이다. 비페인트를 처음 구상하게 된 이유는 수요자의 니즈였지만, 차츰차츰 제품의 경쟁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처음 컬러 BIPV 시장은 기준 모듈 대비 40~50%까지 떨어지는 효율이 문제였지만, 비페인트는 효율 저하를 10%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건물에 고정된 BIPV 특성상 변색과 박리 등 내구성 저하, 그에 따른 출력 저하도 이슈였다. 도트 패턴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었다. 실제 공공기관 실증사업에서 비페인트는 규격화되지 않은 제품 중 유일하게 상용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 하지만 높은 단가가 BIPV 보급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에스지에너지의 해결 방안은 무엇이었는지.
“BIPV 시장의 이슈 중 하나는 제품 품질이 일정치 못하다는 것이다. 에스지에너지는 품질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했다. 이는 자연스레 발주처에 대한 대응력으로도 이어졌다. 일반 PV는 모듈 고장 시 교체가 간편하지만, BIPV는 시공이 까다로운 고층 등의 현장이 많고 현장 내 특정 지점별로 디자인이 다르다. 우리는 AS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품 개발과 생산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1군 건설사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다수 발주처는 에스지에너지의 대응력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현장에서 느낀 것은, BIPV가 모두 주문생산이기 때문에 결재-구매-설계-납품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BIPV는 건물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설치되기 때문에 실측이 중요하다. 발주처 설계대로 제작하더라도 실측이 잘못되면 사전에 만든 강화모듈은 모두 폐기된다. 우리는 발주와 입고, 경화부터 납품까지 2주 내에 완료한다. 우리가 하지 못하면 준공이 지연된다는 책임감이 있다. 이때 관건은 자체생산이다. 자체생산이기 때문에 원재료 수급만 넉넉히 해두면 재고도 쌓이지 않고, 유연하게 현장에 대응할 수 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노하우’다. BIPV는 모듈마다 사이즈와 출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약 100장을 납품한 한 교각 현장은 마름모꼴에, 같은 현장 내에서도 모듈마다 크기가 달랐다. 이런 모듈을 생산하려면 풍부한 실적과 다양화된 제품에 대한 대응력, 그리고 두려움이 없는 도전이 필요하다. 실제 이 현장은 타 기업에서 대응할 수 없어 거부했던 곳이지만, 에스지에너지는 이를 완벽히 해냈다.”
▶ 제품의 우수성이 뛰어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생산력이 없으면 허사다. 에스지에너지의 생산설비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제조라인을 비롯해 전체 37명의 직원이 설계, 개발, 시공, 영업 측면에서 바쁘게 뛰고 있다. 특히 제조라인에선 전지에 전극을 연결하는 태빙 설비만 업계 최다인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비롯해 정션박스 부착, 라미네이터, 프레임 작업, 제품 정상 여부를 검증하는 시뮬레이터 등 모든 공정의 설비를 확충한 상태다. 태빙부터 마지막 장비까지 모두 통과하면 BIPV 모듈 한 장이 완성되는 데 20분가량이 소요된다. 100%에 가까운 가동률로 연간 300MW 수준의 생산량이 나온다. 다만 각각 디자인이 다른 BIPV 특성상 이보다는 적다. 그럼에도 평균 150W 모듈 기준으로 총 1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다. 이렇게 생산된 설비는 시공팀을 통해 일주일에 최소 3개 현장에 설치된다. 이 역시 여타 기업은 따라오기 힘든 초격차 경쟁력이다.”
▶ 분산에너지, 제로에너지빌딩 시장에 대한 에스지에너지의 대응 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과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 등 BIPV에 우호적인 시장 여건도 속속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PV에 주력하던 업체들이 일반 태양광의 금융, 개발행위 규제 등의 심화로 BIPV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는 외벽 일체형이 아닌 지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건물이 고층화되고 대면적화할수록 에너지 사용량이 높아지는 만큼 대응해야 할 분산에너지의 몫도 커진다. 이를 해결할 방안은 현재로선 BIPV가 선두에 서 있고, 에스지에너지는 그 분야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BIPV는 융복합적 요소 개발이 필수다. 원천기술 확보와 더불어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노력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BIPV의 필요성과 별개로 사업주들의 인식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연평균 6회의 태양광 및 건축관련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했고, 서울지사 설립을 통해 서울 지역에 밀집한 설계사무소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강점인 대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내 최대의 제조시설과 최다 전문인력 보유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 BIPV 보급의 당위성과 별개로,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업계 발전을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를 꼽는다면.
“규격화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의무화된 모델별 KS 인증에 있어 업계의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원재료는 물론 사이즈와 출력, 규격이 달라질 때마다 다른 인증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오더메이드(주문생산)로 추진되는 BIPV로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규격화된 일반 PV는 유사인증을 진행하면 되지만, BIPV는 현장마다 인증이 필요하다. 중소사만 진출해 있는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인증비용과 시룟값, 인증 수수료 등을 반영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직면한다. 규격화 논의는 20년 전부터 있었지만, 규격화에 비례해 건축물의 다양성은 떨어지게 된다. 이 논의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정책이기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지만, 업계에선 결국 산업발전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인증비가 모듈 단가에 반영되면 제품가격 인상, 공사가격 인상 등의 후폭풍으로 이어진다. 공사 기간에 맞춰 외장재로서 단기간에 납품해야 하는 BIPV 시장 특성상, 인증서 발급에 들이는 기간이 공기 지연이나 프로젝트 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상황에 알맞은 인증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또 하나 짚고 싶은 것은 내화 분야의 규정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공단 규정은 KS의 내화시험 통과 요건을 따르고 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내화성능을 가진 제품 설치를 요구한다. 유리 대 유리(Glass to Glass)와 유리 대 백시트(Glass to Backsheet)별로 기준이 각각 불연과 준불연으로 상이한 상황이다.”